3년여의 팬데믹과 N잡 열풍이 더해져 스마트스토어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네이버 D-커머스 리포트 2022에 따르면, 올해 12월을 기준으로 총 55만 개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가 운영되고 있다.
그러면 네이버가 발표한 스마트스토어의 개설 수를 전자상거래의 희망 지표로만 보고 말 것인가.
통계를 보면 창업 후 1년 이내 폐업하는 온라인 쇼핑몰만 70%에 가깝다. 단기간에 급증한 초보 셀러들의 매출이 안정될 때까지 충분한 서포트가 없으면, 스마트스토어 개설 수에 비례한 폐업률이 뒤따를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해야 한다.
물론 네이버도 신규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를 위해 여러가지 지원 사업을 한다. '스마트스토어 운영 교육'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배운 것을 실무에 적용하는 것은 판매자 개인의 역량이다보니 교육만으로 판매 성과를 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초보 셀러에게는 지속 가능하고 실무적으로 유의미한 가이드가 필요하다. 초보 셀러일수록 데이터 활용이 필요한 것도 이런 이유다.
하지만 개인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데이터 수집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가 대량으로 수집하여 개별 셀러에게 맞춤형으로 제공해야만 실효성을 기대할 수 있다.
기자는 온라인 셀러를 위한 데이터 솔루션, 매모판의 이경호 대표를 만나 초보 셀러를 위한 서비스 전략을 들어보기로 했다.
(사진=메모판 이경호 대표)
■ "초보 셀러와 파워 셀러는 '상품 등록 방법'부터 차이 나"
쇼핑몰의 판매 순위를 비교해서 보여주거나 상품 키워드를 대량 등록해주는 서비스가 전혀 없지 않다. 먼저 기존 유사 서비스와 어떤 차별점을 두고 운영하는지 물었다.
이에 대해 매모판 이경호 대표는 "등록할 키워드를 알려주는 프로그램, 판매순위 비교 데이터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각각 있습니다. 부분적으로는 매모판의 서비스와 겹친다고 느낄 수도 있고요. 하지만 현재 판매 스코어에 영향을 끼친 '상품 등록 요소'가 무엇인지, 같은 카테고리 상품의 경쟁사들은 어떤 등록 요소를 사용하고 있는지, 어떻게 변화를 줄 수 있는지 제안 데이터까지 제공하는 것은 타사에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스마트스토어를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꼭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초보 셀러가 '챙겨야 할 데이터'와 '해야 할 일'을 놓칩니다. 매모판은 스마트스토어 판매 성과와 상품 등록 상태를 함께 분석 제공함으로써 판매자가 '해야 할 일'을 알려주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메모판)
여기에 셀러들이 '꼭 해야 할 일'로 '검색랭킹 상승을 위한 상품등록 작업'을 꼽았다.
그는 "노출에 대한 경쟁력을 지니기 위해서는 입력해야 할 정보들이 많은데 초보 셀러 대부분은 이를 놓칩니다. 이를테면, 제조사명, 모델명 등과 같은 기본정보와 상품 속성 및 태그 정보와 같은 세부 검색 정보, 가격 혜택 정보들입니다. 매모판은 셀러들의 판매 정보를 분석해서 ‘미입력’된 영역을 파악하고 올바른 내용을 편리하게 입력할 수 있도록 가이드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 "노출 경쟁력의 기본은 '상품 속성 등록' 많은 판매자 간과해"
현황 데이터와 개선점 데이터를 함께 수집·분석해주는 것은 인사이트 제공에 유의미해 보인다. 하지만 단순히 상품 속성 정보를 채워 넣는다고 해서 검색랭킹이 극적으로 상승할까.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정보를 추가 입력하고 전체 순위가 바로 상승한다기보다 노출의 기회를 더 많이 얻는 관점으로 해석하는 게 맞다"고 했다.
(사진=네이버쇼핑 화면 캡처)
(사진=네이버쇼핑 화면 캡처)
그러면서 "예를 들어, 네이버 쇼핑에 들어가서 ‘맥북’을 검색하면 노출되는 상품의 숫자가 116만9천882개입니다. 여기서 ‘램’ 속성을 ‘32GB’로 입력하고 검색 범위를 좁히면 노출되는 상품 수는 94개에 지나지 않습니다. 세부항목으로 들어온 고객일수록 구매로 전환될 비율이 높아지는데 노출 경쟁은 줄어드니 셀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는 거죠. 매모판은 초보 셀러들에게 이런 기회를 넓혀주는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전자상거래의 성장 아니 그에 앞서 존폐를 좌우하는 첫 단추는 '노출 경쟁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비자에게 발견되지 못하는 스마트스토어는 상품 비교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비교되지 못하면 구매 전환의 기회도 없기 때문이다.
이런 원리를 생각할 때 매모판이 제공하는 데이터는 '초보 셀러의 가이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 "셀러의 지속 성장을 위해 필요한 건 '어뷰징' 아닌 '가이드' 기능"
스마트스토어의 매출 혹은 순위를 상승시켜주는 서비스는 어뷰징(abusing)과 연계된 경우가 적지 않다. 그에 비해 매모판은 스마트스토어를 보다 잘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가이드' 성격이 짙다.
하지만 매모판의 이경호 대표는 온라인 셀러 출신이 아니다. 전자상거래 경험이 없는 이 대표가 온라인 셀러 그것도 초보를 위한 서비스를 만들게 됐을까.
"저는 삼성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네이버에 합류하여 정보보호를 담당했습니다. 이후에는 고려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금융권 연구를 많이 했고요. 특히 역기능을 막는 일을 주로 했습니다. 그때 전반적인 분야의 근간이 되는 데이터가 너무 정제되어 있지 않은 현실을 알게 됐습니다. 일을 하면 할수록 특히 소상공인에 대한, 소상공인을 위한 데이터 서비스가 매우 부족하다고 느꼈고요. 소상공인이 성장하는 데 기회를 줄 수 있는 데이터를 고민하게 됐습니다. 네이버에서 일했던 이력이 있다 보니 정보와 이해를 살려 스마트스토어의 노출 경쟁력을 스스로 갖추고 성장할 수 있는 데이터 서비스부터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사진=매모판 사옥 내부)
■ "9983이 성장하는 길을 같이 가는 서비스 되고 싶어"
매모판의 데이터 서비스는 파워 셀러가 되고 싶은 의지는 있지만 방법을 몰랐던 초보 셀러에게 초점을 두고 있다. 매모판의 데이터는 스마트스토어 운영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등급을 올리기는 어렵지 않게 구성되어 있다. 누구나 알지만 누구나 하지 않는 '꼭 해야 할 과업'을 하는 것만으로도 경쟁을 위한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
"저희 직원들은 '9983을 위한 서비스를 만든다'는 일치된 방향성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의 99%는 소기업이고 83%의 재직자들은 이 소기업 내에 소속돼 있죠. 99%의 소기업이 성장하고 잘 되는 건 개인의 삶과도 연결되는 겁니다. 대한민국 경제적 측면에서도 99%의 소기업을 중요하게 봐야 하는 이유이고요. 그래서 우리는 잠재력 있는 소기업을 위한 데이터 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스마트스토어만 해도 55만여 개의 쇼핑몰 중에 50만 개 이상은 씨앗 혹은 새싹 등급 셀러들이다. 이제 막 신규 유입된 이들도 있고 운영한 기간 대비 성장하지 못하는 이들도 포함된 숫자다. 매모판은 이 잠재력 있는 셀러들의 경쟁력에 주목했다.
"우리 데이터를 통해 99%에 해당하는 잠재력 있는 셀러들이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건 결국 우리의 성장과도 이어집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경제 금융적 측면에서도 잠재력 있는 기업의 증가는 유의미하고요. 이런 측면에서 매모판은 전자상거래 소상공인의 성장을 위한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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