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x아이들과미래재단 '천천히 함께' 캠페인 출범 (사진=유니클로)
글로벌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UNIQLO)가 사회복지법인 아이들미래재단과 느린 학습 아동 지원을 위한 '천천히 함께' 캠페인을 출범한다.
유니클로는 22일 캠페인 출범 기자 간담회를 열고 느린 학습 아동의 기초학습능력과 대인관계 및 사회성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 마련을 위해 올해 1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느린 학습자란 지능지수가 71~84 사이의 경계선에 있는 아이들을 말한다. '경계성 지능 아동'이라고 하는 이들은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에 있다. 학습과 정서, 생활, 대인관계 등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지만, 복지법상 지적 장애로 지정되지 않아 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간담회에서 유니클로와 아이들과미래재단은 "느린 학습 아동이 맞춤형 지원을 받아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대인관계 역량을 향상할 수 있도록 이번 지원 사업을 마련했다"며 캠페인의 취지를 밝혔다.
아이들과미래재단 이훈규 이사장 (사진=이찬주 기자)
아이들과미래재단 이훈규 이사장은, 현재 법적 제도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선에 있는 느린 학습 아동들의 보호책임이 가정에 가중되어 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적절한 교육을 지원하면 성공적으로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잘 정착할 수 있다면서 조기진단과 교육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유니클로와의 이번 캠페인을 통해 느린 학습 아동들이 각자의 속도에 맞는 교육을 받고 사회 구성원으로 정착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으면 한다. 또한 느린 학습 아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넓어져 앞으로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있길 바란다"라고도 전했다.
<경계를 걷다>유튜브 채널 운영자, 진건중학교 이보람 특수교사 (사진=이찬주기자)
이날 행사에는 느린 학습자 관련 유튜브 채널 <경계를 걷다> 운영자이자 ‘함께 걷는 느린 학습자 학교생활’의 저자인 이보람 특수교사가 연사로 참여했다. 그는 복지 및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느린 학습자에 대한 지원과 인식 개선의 중요성을 알렸다.
이보람 교사는 "느린 학습 아동들이 주의력 부족과 같은 인지적 문제로 학교 학습을 따라가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리숙해 보이고 논리적으로 자신을 보호할 수 없다 보니 또래집단에 어울리지 못해 정서적인 문제까지도 겪는다"고 설명했다.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나라 교육 현장은 느린학습자를 '학습부진'으로만 분류할 뿐 보호대상으로 정립하지 못하고 있어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이 교사는 학습의 어려움과 정서적 문제를 겪던 느린 학습자 중에 적지 않은 수가 학교를 떠나 학습 중단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와도 직결된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느린 학습자에게 조기진단과 조기개입을 통해 그들의 성장을 돕고 2차 장애를 예방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패스트리테일링 서스테이너빌리티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셸바 에이코 (사진=유니클로)
이날 행사에는 유니클로 모회사 패스트리테일링 그룹 서스테이너빌리티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셸바 에이코(Eiko Sherba)도 참석했다.
'옷의 힘으로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라는 지속가능 경영이념 하에 사회적 취약계층을 지원해온 유니클로는 이와 같은 맥락에서 아이들과미래재단과 협업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여러 취약계층 중 느린 학습 아동에 주목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일하는 NGO 단체들과 협력하면서 느린학습 아동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알게 되었다"면서, "코로나19 등 비대면 학습으로 이뤄지는 교육 환경에서 느린 학습자의 학습 결손과 사회성 결여가 심화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들이 사회적 일원으로 잘 정착되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바람으로 이번 캠페인을 출범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유니클로가 아이들과미래재단에 전달한 10억 원은 향후 약 10개월 동안 느린 학습 아동을 위한 맞춤형 교육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에 사용된다. 크게 ▲느린 학습자 조기 진단을 위한 검사 ▲기초학습능력 향상을 위한 1:1 멘토링 학습 ▲대인관계 및 사회성 형성을 위한 그룹 활동 프로그램 등이 전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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