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디지털마케팅뉴스 DB)
대부분의 일을 손안에 있는 스마트폰에서 해결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직접 가게를 방문하지 않고도 배달앱을 통해 여러 음식점을 비교하고 원하는 메뉴를 주문할 수 있죠. 여행 가서 묵을 곳을 찾으려면 직접 호텔에 예약 전화하는 것이 아니라 숙박앱을 열고 마음에 드는 호텔을 골라 예약할 수도 있어요.
이렇게 많은 분야에서 플랫폼 비즈니스가 활성화되고 있고 나아가서는 해당 시장을 좌우하는 영향력을 갖추기도 하고요.
하지만 모든 사업이 그렇듯 플랫폼 사업자도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기도 해요. 해당 분야의 기존 업체나 단체들과의 갈등을 빚는 것인데요. 특히 최근 법률이나 세무, 의료와 같은 분야에서 기존의 전문가 단체와 신규 플랫폼업체와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어요.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법률 분야의 서비스 로톡과 대한변호사협회와 대립하고 있는 것을 포함해 여러 전문가 단체와 플랫폼 기업의 분쟁 사례를 이야기해 볼게요.
■ '제2의 타다' 사건, 대한변협 vs 법률 플랫폼 로톡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곳이죠. 로톡은 변호사와 의뢰자를 연결해 주는 리걸테크(Legal-Tech) 플랫폼 서비스예요. 변호사는 광고비를 내고 로톡의 변호사 목록 상단에 노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이것이 로톡의 주 수입원이죠. 로톡의 변호사 회원의 수는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이며 4천여 명에 이르렀어요. 그런데 이를 지켜보던 대한변호사협회에서 로톡 운영을 문제 삼기 시작했고, 이들의 분쟁은 2015년부터 지금까지 9년째 계속되고 있어요.
대한변호사협회는 돈을 받고 변호사를 연결해 주는 것은 불법이고, 변호사 중개 플랫폼은 변호사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로톡을 고발했어요. 반대로 로톡은 변호사 소개는 무료로 진행되며, 자사 앱은 중개가 아닌 광고 플랫폼이라는 입장이었고요.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은 2015년, 2017년에 로톡을 변호사법 위반에 대해 무혐의 판단을 내렸어요. 그러나 대한변협은 변호사 광고 규정을 “광고비를 받고 변호사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곳에 참여하면 안 된다”라고 개정하고, 실제로 로톡에서 활동하는 일부 변호사에 대해 징계를 내렸어요. 로톡에 참여하고 있던 변호사들도 대거 이탈하면서 절반 이하로 줄었어요.
최근에는 공정위가 2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대한변협이 변호사가 로톡에서 활동하지 못하게 한 것은 잘못됐다는 결정을 내렸고요. 모두가 로톡의 손을 들어준 것인데요. 그러나 여전히 대한변협은 행정소송을 이어갈 것임을 밝히면서 로톡과의 분쟁은 계속될 전망이에요.
그사이 로톡의 변호사 회원은 절반으로 줄었고, 경영난으로 인해 직원 50% 감원을 진행하고 있어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신사옥을 내놓고 직원들은 재택근무로 전환하기로 했고요. 기존 이익단체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플랫폼 사업자와의 등으로 인해 산업 자체가 위축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늘고 있어요.
(사진=삼쩜삼)
■ 한국세무사회, 세무 플랫폼 삼쩜삼에 '불법 논란' 지속
세금 환급 서비스를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와 한국세무사회의 갈등도 있는데요. 삼쩜삼은 세금 신고와 소득세 환급을 돕는 플랫폼으로 세무사도 연결해주고 있어요.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단순 신고뿐만 아니라 앞으로 세무사의 여러 영역을 침범하게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생기면서 세무사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어요.
대한변협처럼 세무사회도 무자격 세무대리, 알선 등 세무사법을 위반했다며 삼쩜삼을 경찰에 고발했어요. 하지만 셀프 환급 서비스라 세무대리라고 보기도 어렵고, 비용도 받지 않는 만큼 알선도 아니라고 봤어요.
당장은 갈등의 불씨가 가라앉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런 논란에도 삼쩜삼은 누적가입자 1400만 명, 환급액 5900억 원을 달성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요.
(사진=닥터나우)
■ 대한의사협회, "비대면 진료 플랫폼, 진료 쏠림 현상 우려" 주장
닥터나우는 비대면 진료와 처방약을 배달해 주는 원격의료 플랫폼이에요. 코로나19로 병원에 전화상담과 처방이 한시적으로 허용되면서 닥터나우가 등장했어요. 닥터나우는 처음부터 의협, 약사회와 법적 공방이 있었는데요. 약사회는 특정 의약품을 처방받을 수 있는 것처럼 표기했고, 환자가 약국을 선택할 수 없어 약사법을 위반했다는 입장이에요.
닥터나우는 내부적으로 이런 주장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나 이와는 별개로 협회와의 관계를 개선하는데 노력하고 있어요. 로톡의 사례를 봤을 때 기존 전문가 집단과 갈등이 있으면 플랫폼 업체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죠.
(사진=픽사베이)
플랫폼 업체들은 편리한 서비스를 통해서 고객을 빼앗아 오는 것이 아니라 시장 전체 규모를 키우는 것이고 상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하지만 기존 사업자들은 자신들의 사업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죠. 실제로 앞선 사례와 같이 로톡이나 삼쩜삼, 닥터나우 외에도 강남언니나 직방 등 여러 플랫폼이 전문가 단체와 갈등을 겪고 있고요.
전문가 단체와 플랫폼 모두 소비자의 편익과 보호를 위한다고 주장하지만, 갈등이 길어지면 손해를 보는 것은 결국 소비자가 될 거예요. 그래서 이런 갈등의 해소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제도와 법규를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고요. 산업의 상생과 소비자 보호를 위한 진정성 있는 합의점 고민이 이뤄지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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