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탐방기 신청 목록을 보는데 특이한 내용이 보였다. 택시 내에 동영상 광고를 노출하는 서비스라고 한다. 이제까지 택시에서 동영상 광고를 본 적이 없었는데 어떤 내용인지 호기심이 생겼다. 다른 동영상 광고에 비해 택시에서 노출되는 동영상 광고는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을까? 이 서비스의 영업을 맡고 있는 마케팅제이브로의 장성민 대표님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탐방 진행_ 신용성 / 아이보스 대표

택시백 탐방기

신용성 : 택시에서 동영상 광고가 노출된다고 하였는데, 정확히 어디에서 노출되는 건가요?

장성민 : 택시 좌석의 헤드 레스트 뒤편에 설치된 디스플레이에서 노출되는 겁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조수석의 헤드 레스트 뒤편에 노출되는 것이므로 택시를 탔을 때 뒷좌석에서 시청이 가능합니다.




신용성 : 그럼 조수석에 앉아 있거나 운전석 뒤편에 앉아 있는 사람은 시청하기가 어렵겠네요?

장성민 : 조수석 뒷자리에 설치되어 있으니 조수석에서는 시청하기 어려운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10.1인치의 큰 화면과 넓은 시야각을 지원하고 있어 운전자 뒷자리에서도 시청하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신용성 : 서비스명이 ‘택시백’이라고 들었는데, 헤드레스트 뒤에서 광고가 노출되기에 택시백인 건가요?

장성민 : 백이 back이 아니고 bag입니다. 택시 내에서 여러 가지 정보를 담아준다는 의미로 지은 이름입니다.

신용성 : 아 그렇군요. 오해할 뻔했습니다. 그런데 광고 영상이 재생되지 않으면 과금이 안 된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비용 지불 방식이 기간(월) 기준이 아니라 시청 횟수 기준인 건가요?

장성민 : 네 택시백의 과금 방식은 CPV 방식입니다. 초당 1원으로 책정을 하였고요. 보통 15초 기준 영상 혹은 20초 기준 영상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15초 기준의 영상 광고가 1회 재생되면 15원 정도가 됩니다. 1,000만원의 예산이라면 15초 기준 영상이 70만회 정도가 노출된다고 계산할 수 있습니다.

신용성 : 이와 유사한 동영상 광고로는 버스, 지하철, 엘리베이터에서 노출되는 광고가 있잖아요? 이들 광고에 비해서 비용이 합리적이라 할 수 있나요?

장성민 : 광고가 노출되는 상황이 달라서 단순 비교는 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광고 영상 노출 1회당 비용만으로 계산하면 다른 광고가 더 저렴할 수는 있으나 그들 광고는 사람이 보지 않는 상황에서도 노출이 되고 있기 때문에 택시백 광고가 더 합리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신용성 : 그러니까 택시백 광고는 오디언스가 시청할 때에만 과금이 되므로 ‘유효 도달’을 기준으로는 더 저렴할 수도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한편으로는 광고가 노출되는 상황을 상상해 보면 광고 시청에 대한 집중도도 높은 편이겠군요.

장성민 : 네 그렇습니다. 버스 광고, 지하철 광고는 영상 시청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신용성 : 택시 안에서 노출된다. 그래서 시청 집중도가 높다. 과금은 시청한 횟수를 기준으로 한다는 것 외에 다른 특징이 또 있나요?

장성민 : 지역 타깃팅이 가능합니다. 택시가 이동할 때 택시의 현재 위치에 따라서 광고를 달리 노출할 수 있습니다. GPS 신호를 계속 주고받기에 가능한 것인데 ‘구’ 단위로 타깃팅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신용성 : 그러면 택시가 운전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구를 넘어가면 광고가 바뀐다는 말인가요?

장성민 : 네 그렇습니다. 고객이 택시를 타면 기사가 미터기를 작동할 거잖아요? 그때부터 광고가 재생되기 시작합니다. 그럼 해당 지역의 광고가 노출되겠죠. 그리고 운행 중에 다른 구를 넘어가게 되면 그 시점에 노출되고 있던 광고가 종료된 후 새로운 지역에 타깃팅된 광고가 노출되는 식입니다.

신용성 : 아직 이 광고를 본 적이 없는데 어디에서 확인이 가능한 건가요?

장성민 : 인천 지역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인천에서 약 1,000대 정도의 규모로 11월에 서비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신용성 : 그 정도의 규모라면 인천의 특정 ‘구’로 타깃팅했을 때 광고 소진이 잘되지 않지 않나요? 그것도 재생될 때에만 과금이 된다고 하였으니 더욱 그럴 것 같은데요?

장성민 : 네 서비스 초기이기 때문에 볼륨의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타깃팅으로 ‘구’를 선택할 때에도 최소 3개 이상을 선택하도록 하였습니다.

신용성 : 그러면 광고 진행 시 최소 금액은 얼마인가요?

장성민 : 최소 비용은 15초 영상 기준으로 20만뷰. 즉 300만원부터로 책정하고 있습니다.




신용성 : 주로 어떤 광고주들이 이 광고를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요?

장성민 : 저희가 테스트를 오랜 기간 진행해봤습니다. 지역 타깃팅이 필요한 병원, 음식점 등의 로컬 광고주가 약 30% 정도를 차지했고요. 동영상 형태로의 노출이 중요한 기업들, 이를테면 게임, 영화계 광고주의 만족도가 높았으며, 관공서, 대기업 그리고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가 있었습니다.

특히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는 지역에 따라 가맹점의 매출이 다르므로 특정 지역에서의 매출을 높이고자 하는 목적으로 활용되기도 하였습니다.

신용성 : 광고주가 별로 없으면 승객의 탑승 시간 동안 계속 같은 광고가 반복될 수 있어 기기를 Off할 우려도 있어 보이네요. 그나마 게임이나 영화 광고는 조금 흥미를 끌긴 하겠지만.

아무튼 광고주 입장에서야 Off하면 과금되지 않으므로 크게 상관없을 수도 있기는 하지만 매체 운영의 차원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지 않나요?

장성민 : 광고만 반복 재생되면 승객들의 거부감이 높을 수 있고 이 매체에 대한 흥미를 반감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콘텐츠의 다양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정보성 콘텐츠와 광고를 적절한 비율로 조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몇 가지 메뉴가 탭 형태로 노출되고 있으므로 터치하여 콘텐츠를 바꿔가면서 열람할 수 있습니다. 음성 지원도 되고 승객이 직접 음량 조절도 가능합니다.

신용성 : 스크린을 단순히 끄고 켜고 하는 정도가 아니라 터치를 통해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거였군요. 저는 오히려 이 기능에 더 관심이 가는데요? 크게는 아니지만 광고 시청자와의 인터랙션(interaction)이 가능해지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채널을 ‘쇼핑, 푸드, 여행, 뷰티 …’ 등으로 구성해서 홈쇼핑 형태, 브랜디드 콘텐츠 형태, 엔터테인먼트 형태 등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을 것 같은 같은데요?

장성민 : 네 저희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MCN 업체와의 제휴라든지 다방면으로 콘텐츠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용성 : 네 여기까지 나눈 말씀으로 택시백 광고의 특징에 대해서 대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성실한 답변 감사합니다. 끝으로 남기고자 하는 말씀이 있으신지요?

장성민 : 택시 동영상 광고는 이제 시작하는 시점이라 볼륨이 조금 작습니다. 하지만 2019년 상반기 중 인천 지역에 추가로 2,000대를 더 장착할 예정이어서 인천시는 총 3,000대가 운영될 예정입니다. 이 숫자면 인천 지역의 택시 커버리지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서울 및 기타 광역시에도 택시백 서비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시작 단계에 있어 미흡한 점이 많을 수 있으나 콘텐츠만 잘 보강하면 파급력이 높은 새로운 매체가 될 것이라 생각하오니 관계자분들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인터뷰 후기

동영상 광고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시장에 참여하는 광고주의 수가 늘어나야 한다. 말하자면 SMB의 참여다. SMB의 참여를 위해서는 동영상 제작에 대한 허들이 낮아져야 하고 과금 방식이 합리적이어야 하며 광고 캠페인의 성격이 브랜딩이라 하더라도 퍼포먼스에 대한 기여도가 높아져야 한다.

마침 동영상 제작의 허들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통한 홍보가 일반화되고 있어 이들 영상을 재활용할 수도 있다. 문제는 동영상이 노출되는 매체 환경인데 현재의 오프라인에서 동영상이 노출되는 매체 환경은 TV, 버스, 지하철, 엘리베이터, 편의점 등 다양화되고 있기는 하나 여전히 인터랙션이 일어나지 않는 단방향의 성격이다. 하지만 이 환경 역시 바뀔 것이다. 디지털 사이니지의 확산으로 인해서 말이다.

이렇게 매체 환경이 갖춰지게 되면 아마도 제대로 된 동영상 광고 전문 플랫폼도 출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택시백 광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위와 같은 생각이 떠올랐는데, 이는 아마도 택시백 광고가 그러한 흐름 속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