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라인'과 이름이 같은 영문 인터넷 도메인(www.line.co.kr)을 먼저 등록한 사람이 있더라도, 네이버가 이를 사용하도록 도메인 소유자가 네이버에게 무상으로 넘겨주는 것이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1부(김기영 부장판사)는 A씨가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코퍼레이션을 상대로 "도메인이름 말소 의무가 없음을 확인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차선과 관련된 사업을 하면서 2010년 4월 www.line.co.kr 도메인을 등록해 소유권을 갖고 있다.
라인코퍼레이션은 2011년 6월 일본에서 모바일 메신저 '라인' 서비스를 시작하고 2014년 4월부터 국내에서 라인 관련 상표권을 취득했으며, 작년 1월 인터넷주소분쟁조정위원회에 A씨를 상대로 이 도메인이름을 말소하라는 내용의 조정을 신청했다.
조정위는 "A씨가 이 도메인이름을 등록, 보유 또는 사용하는 것은 라인코퍼레이션의 도메인이름 등록, 보유, 사용을 방해하거나 이 회사, 또는 제3자에게 판매해 부당한 이득을 얻을 목적이 있음이 명백하다"며 A씨가 말소하라고 결정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내며 "이 도메인이름은 네이버 서비스보다 먼저 등록해 우리 회사 홈페이지 주소로 계속 사용했고 line이 보통명사로 선(線)의 의미가 있으므로 이 도메인이름을 쓰는 데 정당한 이익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의 라인 서비스 가입자수가 지난해 6억명을 돌파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라인 관련 상표권을 모두 취득했으며, 이 이름이 모바일 메신저 식별표지로 국내외 널리 알려진 점 등을 보면 line이 보통명사라 해도 피고 이외 제3자가 마음대로 쓸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A씨가 네이버 측으로부터 도메인이름 양수 요청을 받자 그 대가로 미화 10만 달러를 요구한 사실 등을 들어 인터넷주소자원법이 금지한 '부정한 목적'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주소자원법 12조는 '누구든 정당한 권원이 있는 자의 도메인이름 등록을 방해하거나 정당한 권원이 있는 자로부터 부당한 이득을 얻는 등 부정한 목적으로 도메인이름 등을 등록, 보유,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