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의 서재] 고객의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는 없을까?...<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이찬주 기자 승인 2023.01.12 08:00 | 최종 수정 2023.01.17 12:49 의견 0
(사진=디지털 마케팅 뉴스 DB)

"고객의 마음을 읽어라."라는 말, 마케팅을 하다 보면 참 많이 듣고 보게 되죠? 하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게 눈에 보이지도 않고 크기도 가늠하기 어렵다 보니 막막하게만 느껴지는데요. 고객의 마음 속을 카메라로 찍어서 언제, 어떤 과정을 거쳐서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지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도서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에 따르면 뇌는 이 해답을 알고 있대요. 우리 뇌 속에는 Big 3라고 불리는 주요한 세 가지 감정 시스템이 있는데요. 이 욕구들이 다양한 상황에 따라 서로 충돌하고 결합하면서 물건을 사거나 사지 않거나 하는 결정을 내린다고 해요.

대체 소비 심리를 자극하는 Big 3는 무엇이고, 물건을 살 때 머릿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 "고객의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는 없을까?"

우리 머릿속에는 행동 동기와 감정을 담당하는 여러 시스템이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Big 3라고 불리는 균형 시스템, 자극 시스템, 지배 시스템은 결정을 내릴 때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해요. 우리가 어떤 물건을 사려고 고민할 때 이 시스템들은 우리 머릿속에서 이렇게 외치고 있다는 거예요.

(사진=디지털 마케팅 뉴스 DB)

Big 3와 각 시스템의 하위 모듈은 제품이나 브랜드에 가치를 매겨요. 어떤 시스템이 얼마나 강하게 활성화되는지에 따라 제품을 가치 있다고 느끼거나, 별로 주목하지 않기도 하죠.

Big 3 시스템이 어떤 식으로 제품에 가치를 매기는지 알아볼게요. 예를 들어 고급스러운 명품 브랜드 시계를 보면 우리 머릿속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져요.

(사진=디지털 마케팅 뉴스 DB)

이렇게 머릿속에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진 후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가 결정되는데요. 놀랍게도 이런 평가는 대부분 무의식적인 상태에서 일어난다고 해요.

왜냐하면 뇌는 되도록 에너지를 적게 쓰도록 진화했는데, 의식적으로 생각한다는 건 굉장히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는 행동이거든요. 무려 전체 에너지의 20%나 소비한다니까요! 하지만 잠시 의식을 꺼두고 자동 모드로 처리한다면 에너지 소비량을 5%로 줄일 수 있죠.

구매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뇌는 빠르고 간편한 일 처리를 위해 자동 모드를 작동시켜요. 이전에 경험했을 때 긍정적인 감정을 느꼈던 선택지, 곧 성공할 확률이 높은 선택지를 무의식적으로 따르게 만드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뇌과학에서는 브랜드 인지도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어요. 높은 인지도는 곧 신뢰를 불러오고, 머릿속 균형 시스템을 자극해요. 고객은 상품 진열대를 지나가면서 '깊이 생각하지 않고' 상품을 장바구니에 넣을 확률이 높아져요.


■ 7가지 고객 유형과 구매 특징

그런데 명품 시계를 봤을 때, 어떤 사람은 명품 시계를 사지만 다른 사람은 사지 않잖아요? Big 3 감정 시스템의 싸움 결과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나타나지는 않는 것 같은데요.

이유는 사람마다 감정 시스템이 조금씩 다르게 섞여 있기 때문이에요. 어떤 사람은 균형 시스템이 강하고 지배와 자극 시스템의 영향력은 약한 반면, 지배와 균형 시스템은 평균 범위 내에 있지만 굉장히 강한 자극 시스템을 보이는 사람도 있죠.

어느 시스템에 더 강하게 영향을 받는지에 따라서 고객을 7가지 성격 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전통주의자와 조화론자는 비교적 균형 시스템에 더 강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구매에서도 보수적이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여요. 반면, 쾌락주의자는 자극 시스템이 강하게 작동하고 실행가는 지배 시스템에 큰 영향을 받고요.

(사진=디지털 마케팅 뉴스 DB)
(사진=디지털 마케팅 뉴스 DB)

7가지 성격 유형은 문화권이나 성별, 연령대에 따라서 조금씩 다른 분포를 보여요.

여성 중 조화론자 유형은 40%에 달하지만, 남성 그룹에서는 겨우 19%에요. 그리고 14~19세는 쾌락주의자와 모험가 유형이 전체의 52%를 차지하지만 60세 이상 그룹에서 이 유형은 4%를 차지해요.

그러니 만약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면서 '누구보다도 빠르게 트렌드를 따르는', '한층 더 개선된 제품'이라는 식의 광고 문구를 쓴다면 아주 적은 사람들(아마 전체 노년층의 약 4% 정도)만 반응을 할 거예요.

틈새 시장을 노렸다면 괜찮겠지만, 만약 그런 게 아니라면 이 문구를 그대로 사용할 순 없겠죠?

제품과 서비스의 타겟 고객이 정확히 어떤 유형인지, 또 그 사람들이 중시하는 가치와 지금 우리가 어필하고 있는 것이 잘 들어맞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네요.

(사진=픽사베이)

■ 고객의 무의식을 공략하는 방법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뇌는 최대한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무의식적인 자동 모드를 작동시켜요. 좀 더 익숙하고, 평소 호감을 느꼈던 것을 선택하죠. 그렇다면 우리 제품과 브랜드가 익숙하고 긍정적인 선택지로 자리매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중요한 건 최대한 동일한 브랜드 메시지와 감정을 반복적으로 전달하는 거예요. 사실 뇌는 새로운 정보가 머릿속에 자리 잡는 걸 그리 반기지 않아요. 정보를 저장하고 유지하는 것도 에너지가 들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반복 전달을 통해 자동 선택지까지 향하는 좁은 길을 넓은 고속도로로 바꿔줘야 한답니다.

그런데 만약 브랜드 형태와 감정을 계속해서 바꾼다면 어떻게 되겠어요? 그동안 많은 사람이 급변하는 라이프 스타일과 시대 정신에 맞춰 브랜드도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하지만 브랜드 메시지와 감정을 완전히 바꾸면서 고객에게 호응을 얻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왓슨스'의 기존 이미지를 벗어나고 싶었던 GS리테일도 상호와 로고, 대표 색깔 등에 변화를 주며 '랄라블라'를 야심차게 내놓았지만 급격한 변화가 낯섦을 가져다주며, 오히려 썩 좋지 못한 결과를 얻었죠.

그리고 아주 짧은 순간 스쳐 간 자극도 고객의 행동에는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해요! 심지어 고객이 전혀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이런 자극이 구매 행위나 구매 거부 행위로 나타날 수 있거든요.

예를 들면, 제품을 사기로 마음을 거의 굳힌 고객이 있었어요. 이때 지점장이 잔뜩 찌푸린 얼굴로 고객 옆을 스쳐 지나갔죠. 고객은 지점장에게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요. 그런데 갑자기 고객의 태도가 비판적으로 바뀌더니 결국 제품을 구매하지 않지 뭐예요! 짧은 순간 스쳐 간 지점장의 표정이 무의식중에 오버랩되면서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킨 거예요.

이렇게 우리 뇌에서 무의식적으로 처리되어 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표정과 신체 언어뿐만이 아니에요. 제품명, 제품 설명, 색상, 형태, 향, 맛, 촉감, 온도 등 모든 것이 메시지가 되어 무의식에 남고, 이런 흔적을 바탕으로 제품에 대한 호감이나 반감이 생긴다고 해요.

그렇기 때문에 광고할 때도 사소한 디테일과 무의식적 메시지를 꼼꼼히 살피는 게 좋아요. 훌륭한 광고 기획자라면 몇 초 동안 등장하는 소품을 통해 감정 시스템과 하위 모듈을 활성화하고, 그에 상응하는 감정을 제품에 연결시킬 수도 있죠.

성공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각, 청각, 미각, 촉각 등 인간의 모든 감각을 염두에 두고 큐 매니지먼트를 활용해야 한답니다.


"이번 제품은 분명 잘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외면받았네. 왜일까?", "잘 팔려서 좋긴 한데, 고객 반응이 왜 이렇게 좋은지 이유를 모르겠어."라는 생각을 하는 분이라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고객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움직이게 만드는 방법을 찾으면 여러분의 고민도 금세 해결될 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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