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연의 마케팅 Law] 대금채권 변제를 위한 법적 절차에 관하여

김희연 변호사 승인 2023.07.12 10:30 의견 0
김희연 변호사

사업을 하는 분들이라면 물품 또는 용역을 공급한 이후 거래처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한 상황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을 겪어 보았다면, 대금채권 확보를 위한 법적인 절차에 관하여 어느 정도 알고 계실 수도 있습니다. 아직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분들 또는 아직 그 절차를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아래에서 대금을 받지 못한 경우 취할 수 있는 법적 조치에 관하여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 대금채권의 존재를 인정받을 수 있는 증거의 종류

거래처가 대금채권을 변제하지는 않지만, 그 존재를 인정하고 있는 경우라면 크게 문제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대금채권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경우라면 먼저 대금채권과 관련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증거로서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할 것은 거래처와 물품 또는 용역을 제공하고 대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점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 즉 계약서입니다.

만일 서면으로 작성된 계약서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 법은 구두, 즉 말로 체결된 계약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말로 계약이 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있어야 하는데 이 경우, 녹음이나 그 계약 사실을 알고 있는 증인이 있다면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계약서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간접적인 증거로 계약이 있었던 사실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만일 거래처에 물건을 공급하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거래대장이 있고 이에 따라 상대방이 일부 대금을 지급한 내역이 있다면, 이는 계약서를 대신하여 유리한 증거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물품을 공급할 때마다 거래대장에 거래처의 확인 도장이나 사인을 받아 두었다면, 더욱 신빙성 있는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거래처에서 대금채권을 지급하지 않을 때 이를 독촉하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내야 하는지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내용증명’은 반드시 보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소송을 제기하기 전 자발적인 채권 변제를 기대하면서 상대방에게 대금 지급을 한 번 더 독촉하는 것일 뿐이며, 그 이상의 어떠한 법적인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 소멸시효 기간 채권에 따라 달라

일정 시간이 지나면 채권이 소멸하게 되는데, 이를 소멸시효라고 합니다. 모든 채권은 소멸시효가 존재하는데, 이는 시간이 지나면 채권의 존재를 증명하기 어려워 생긴 제도입니다. 한편으로는 오랜 기간 권리행사를 태만하게 한 채권자를 제재하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원칙적으로 채권의 소멸시효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10년입니다. 10년이 길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이 기간에 소제기 등 권리행사를 하지 못해 채권이 소멸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채권 소멸시효는 10년이지만, 상사채권의 경우에는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고, 그 외에 이자, 부양료, 급료, 사용료 기타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금전 또는 물건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채권은 3년, 여관, 음식점, 대석 등의 대가는 1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이처럼 채권의 종류에 따라 더 짧은 소멸시효가 적용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한편, 소멸시효가 도과되기 이전에 소를 제기하여야 하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그 채권을 근거로 가압류나 가처분 결정을 받을 수 있고, 이 경우 더 이상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게 됩니다.


■ 승소 후 강제집행을 위한 가압류 절차와 주의사항

계약서 등 명백한 증거가 있는 경우, 소송을 제기한다면 어렵지 않게 승소판결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승소판결을 받는다고 해서 저절로 그 채권 상당의 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판결 후 상대방이 그 금액을 순순히 지급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직접 채무자의 부동산이나 예금채권 등 재산을 매각하거나 추심하여 자신의 채권에 충당해야 합니다. 이를 강제집행이라 합니다. 만일 강제집행이 어렵다면 승소판결문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무용지물일 수 있습니다.

소송을 제기하기에 앞서 판결 후 강제집행할 채무자의 재산을 확보해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채무자의 부동산, 동산, 채권 등 재산에 가압류를 신청해 두어야 합니다. 가압류는 보전을 목적으로 승소판결을 받기 전까지 청구한 금액에 해당하는 재산을 동결시키는 것입니다.

다만 가압류를 할 때 주의하여야 할 점은 법원에 일정 금액을 공탁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동산을 가압류하는 경우에는 현금 공탁 대신 보증보험증권 등을 발행하여 이에 갈음할 수도 있으나, 채권을 가압류하는 경우 채권자가 청구하는 채권금액의 1/3을 현금으로 법원에 공탁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 공탁금은 후에 승소를 한다면 돌려받을 수는 있지만, 당장 큰돈을 맡겨 두어야 하다 보니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이 현금을 공탁하는 이유는, 채무자의 재산을 가압류하여 동결시킨 이후에 본 소송에서 패소하는 경우 채권자는 채무자의 재산이 동결되어 발생한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손해배상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것입니다.


■ 민사소송이 부담스럽다면 '지급명령'이나 '조정신청'부터

상대방에게 채권을 변제할 것을 구두 또는 내용증명으로 요청하였을 때 상대방이 순순히 이에 응한다면, 소송 없이도 채권이 만족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분쟁이 생겼다면 채권자가 자발적으로 채권을 변제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상대방이 스스로 지급하지 않는다면, 채권자는 이를 강제로 지급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즉,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고 판결을 받아 강제집행 하여야 합니다. 판결문이 있다면 채무자의 부동산을 경매에 부칠 수도 있고 예금 등 채권을 압류하여 추심할 수도 있습니다. 만일 주식이 있다면 이 역시 현금화 절차 등을 통해 집행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소송절차 진행을 주저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소를 제기하면 기간이 오래 걸리고 변호사를 선임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며, 그 상대방과 돌이킬 수 없는 적대적인 관계가 되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만일 바로 소송에 나아가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지급명령이나 조정신청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지급명령은 법원에 자신의 채권을 소명자료와 함께 청구하는 방법으로, 법원은 비교적 간단한 서류 검토 후에 채무자에게 지급명령을 내립니다. 이에 상대방이 이 지급명령을 받고 채권을 인정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그대로 확정이 되고 인정하지 않아 이의를 신청하면 재판을 진행합니다. 상대방이 이의하여 재판이 진행된다면 별 실익이 없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사건이 간단하게 종결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한편 조정신청은 법원에 자신과 상대방을 불러 합의를 주선해 달라는 신청을 하는 것입니다. 둘 사이의 의견 차이가 크지 않지만, 의사소통이 잘되지 않을 때, 이 제도를 이용한다면 역시 비교적 간단하게 사건을 종결할 수 있습니다.


■ 강제집행이 어렵다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재판을 통해 승소한다고 하더라도 채무자의 재산을 알 수 없어 강제집행이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채무자의 재산이 없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경우, 채권자는 종국적으로 채권 만족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게 됩니다. 이렇게 강제집행을 할 채무자의 재산을 찾기 어렵거나 강제집행이 되지 않는 경우를 대비해 법에서는 재산명시, 재산조회 및 채무불이행자명부등록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첫째, 재산명시는 채무자에게 직접 재산을 밝히도록 법원에 신청을 하는 것입니다. 채권자가 법원에 재산명시신청을 하면 법원에서는 채무자에게 재산 상황을 기록한 재산목록을 제출하게 하고, 이를 채권자가 열람할 수 있게 합니다. 이때 채무자가 이 명령에 따르지 않을 경우 법원은 그 채무자를 20일 이내의 감치에 처할 수 있습니다.

둘째, 재산명시를 신청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채무자의 소재를 알지 못하 재산명시절차를 이행할 수 없었던 경우 또는 채무자가 제출한 재산목록만으로는 채권을 만족할 수 없는 경우에, 채권자는 법원에 신청하여 공공기관·금융기관 등에 채무자 명의의 재산을 직접 조회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채무자가 숨긴 재산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셋째, 채권자가 승소판결을 받은 후 6개월 이내에 채무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거나 재산명시절차에 비협조적인 경우, 채권자는 법원에 그 채무자를 채무불이행자명부에 올리도록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때 채무자는 신용불량자와 같이 금융기관 등과의 거래에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대금채권이 지급되지 않는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법적조치에 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위 절차는 사실 채무자에게 충분한 재산이 있는 경우에는 효력이 꽤 있습니다. 그러나 채무자에게 충분한 재산이 없는 경우에는 특별히 실효성이 없을 수 있습니다. 재산명시나 재산조회를 하더라도 채무자의 재산을 발견하기 어렵고, 이런 경우 대부분 채무자는 이미 신용불량 상태에 빠져 있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자명부에 등록된다고 하더라도 추가적인 불이익이 없기 때문입니다.

위 절차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가압류와 같은 보전처분을 신속하게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송을 진행하다 보면 굳이 소 제기를 하지 않고 가압류만으로도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대금 지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면, 채무자의 재산을 신속하게 파악하여 가압류신청을 해보시기 권합니다.


■ 김희연 변호사 프로필

법률사무소 사람마을 변호사(현), 사시 51회, 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법학석사(회사법 전공), 서울남부지방법원 상근조정위원(현), 대법원 양형위원회 전문위원(전), 강남구시설관리공단 인사위원회 위원(전), 양천경찰서, 구로경찰서, 영등포경찰서 징계위원회 위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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