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서밋 2023의 패널토론. 왼쪽부터 윤태석 브이리뷰 대표, 곽형석 카페24 이사, 박진영 루나소프트 대표, 김재은 카페24 그룹장. (사진=이찬주 기자)
이커머스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매출과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D2C에 중요도가 강조되고 있다.
지난 8월 31일부터 양일간 서울 강남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애드테크 전문 기업 '모비데이즈'가 개최한 마케팅 콘퍼런스 '맥스서밋'에서, 'D2C의 역설: 내일의 이커머스를 위한 새로운 D2C 전략의 마케팅'이란 주제로 대담이 진행됐다.
해당 세션은 김재은 카페24 그룹장이 사회자로 나섰다. 공동 연사로는 ▲박진영 루나소프트 대표 ▲곽형석 카페24 이사 ▲ 윤태석 인덴트코퍼레이션 대표가 자리했다.
나이키, 삼성전자, 테슬라 등 D2C를 통한 성장·성공의 사례를 보여준 기업도 존재하는 반면 빛을 발하지 못한 수많은 기업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이커머스 양분화 현상에 국내 최대 쇼핑몰 솔루션 '카페24'의 곽형석 이사는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에 한계가 온 시점에 소비심리까지 저하되면서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코로나19를 계기로 한 폭발적인 성장에 대비하기 때문에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폭이 위기감을 가져오는 것뿐, 거시적으로는 우상향을 향해 나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커머스 전문 인공지능 챗봇 상담 솔루션을 개발하는 '루나소프트'의 박진영 대표는 자사 솔루션을 이용하는 고객사의 데이터 분석 결과를 소개하며 "최근 온오프라인의 기반이 허물어지면서 매출과 고객 유입 전환의 효과가 교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커머스의 위기가 아니라 실제적인 성장을 일으킬 수 있는 환경이 확장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팬데믹이라는 시기에 편향되어 있던 이커머스 매출세가 분산되기 때문에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 효과가 감소했다"라고 분석했다.
맥스서밋 2023의 패널토론. 왼쪽부터 윤태석 브이리뷰 대표, 곽형석 카페24 이사, 박진영 루나소프트 대표, 김재은 카페24 그룹장. (사진=이찬주 기자)
자체 특허 기술인 AI 챗봇을 활용해 실구매자의 동영상 리뷰를 수집하고, 온라인 쇼핑몰에 자동으로 올려주는 서비스 ‘브이리뷰’를 운영하는 인덴트코퍼레이션의 윤태석 대표 역시 고객사의 데이터를 소개하며 이커머스의 현황을 분석했다.
윤 대표는 "지금 느끼는 이커머스 시장의 위기는, 수년에 걸쳐 발생했어야 할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이 코로나19로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당겨진 데서 따르는 상대적 체감이다"라고 말했다.
이커머스 시장이 우상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기업이 느끼는 매출의 어려움은 분명하다. 이에 따라 마케팅 비용을 어떻게 사용해야 효율과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을지 고민도 커지고 있다.
이에 곽 이사는 기업마다 주력하던 플랫폼이 정해져 있던 지금까지의 추세와 달리 점차 다양화된 플랫폼에 대한 이해를 넓히려는 것이 기업들의 추세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각 기업이 자신의 브랜드에 맞는다고 생각하고 집중하던 특정 플랫폼의 생태계에 집중해도 충분했다. 그러나 이제는 플랫폼마다 경쟁자가 넘치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다양한 플랫폼의 세계관과 정체성을 이해하고 기업이 그에 맞춰 다각화하는 고민을 하지 않고서는 예전 같은 효율을 내기 어렵다"면서 업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D2C는 기업이 가진 정체성을 가장 돋보이게 드러내고 브랜드의 세계관에 동조하는 고객이 스스로 찾아오게 하는 창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2C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곽 이사는 "D2C는 가장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기업의 고유 고객을 확보하는, 버릴 수 없는 플랫폼이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다양한 고객이 찾는 쇼핑 플랫폼들을 간과할 수 없지만, 기업과 브랜드의 고유한 성격으로 롱런하고자 하는 측면에서 D2C의 중요성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루나소프트 박 대표는 고객사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10년 이상 사업을 영위하고 성장한 기업이 D2C를 기반으로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브랜드 유지력에는 자사몰이 갖는 영향력이 적지 않음을 설명했다.
또한 퍼포먼스 마케팅의 효율이 떨어지는 지금 상황은, 자사몰 고객 전략에도 큰 전환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드파티 데이터 활용이 제한되면서 충성도 높은 소수 고객에만 집중하던 과거 전략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각 브랜드에는 충성고객, 일반고객, 불만고객, 더 나아가 휴면고객까지 여러 분류가 반드시 존재한다. 브랜드는 이들은 모두 세그먼트 하여 그들의 액션에 어떤 이유가 있는지 분석하고 각 상태에 맞춰 그들을 잡아둘 수 있어야 하는 때다"라면서, 이미 보유하고 있는 고객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는 고민이 훨씬 중요해졌다고 당부했다.
한편 윤 대표는 최근 새로운 고객 경험 전략으로 대두되는 팝업스토어 역시 D2C의 강화를 위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간에 고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팝업스토어는 과거에 '돈은 안 되지만 브랜딩을 위해 하는 활동'이라고 치부되었다. 하지만 그는 자사 솔루션 고객사 대표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팝업스토어 역시 '투입비용에 대한 회수가 충분히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노력을 줄이고 고효율을 얻는 데 집중하기보다 고객 경험 만족도를 높임으로써 더 높은 고효율을 끌어내는 방면으로 고객전략이 옮겨가고 있다" 설명했다.
이번 세션에 공동 연사로 참여한 각 사 대표는 "지금은 3세대 커머스가 끝나고 4세대 커머스가 도래하는 시대다. 이 과도기에서 많은 마케터는 마케팅에도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만큼 고민이 커지는 것은 필연이다"라는 데에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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