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레이스] 생성형 AI의 미래 "혁신의 활용과 인간의 본질적 고민 함께 돼야"

이찬주 기자 승인 2023.09.04 10:45 | 최종 수정 2023.09.12 10:45 의견 0
3일 서울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오찬모임'에서 발표 중인 유영준 뤼튼테크놀로지 이사. (사진=이찬주 기자)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한 세계적 화두를 불러일으킨 챗GPT가 출시한 지 9개월여의 시간이 흘렀다. 앞서 선보인 많은 인공지능 기술처럼 반짝 인기로 사라질지 모른다는 회의적인 의견도 있었으나, 이를 불식시키며 일상 깊숙이 자리 잡았다.

생성형 AI가 PC, 인터넷, 모바일의 출현보다 훨씬 빠르고 강력하게 인간의 삶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보편화된 가운데, 디지털마케팅 포털 아이보스에서 생성형 AI를 어떻게 바라보고 접근할 것인지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3일 오후 12시 30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리더들을 위한 오찬 모임'에는 ▲유영준 뤼튼테크놀로지 이사 ▲정승환 라이언로켓 대표 ▲김윤경 팬덤퍼널 대표가 연사로 참여해 초거대 인공지능을 통한 비즈니스의 기회를 살펴보았다.

먼저 국내 대표 AI 포털 뤼튼의 유영준 이사가 'Next Portal, 모두를 위한 AI'를 주제로 포문을 열었다.

뤼튼테크놀로지는 GPT-4와 네이버 하이퍼클로바, 자체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한 AI 포털 서비스 '뤼튼(wrtn)'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AI 플러그인 플랫폼을 구현해 외부의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해 이용할 수 있게 했으며, 모바일과 데스크톱용앱도 출시했다.

지금까지 뤼튼의 행보가 갖는 의미에 대해 유이사는, "뤼튼을 통해 보다 많은 비즈니스 관계자들이 인공지능을 포털 검색하듯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주안점을 두고 개발 방향을 수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생성형 AI의 대화형 인터페이스는 장점인 동시에 한계가 되기도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겉보기에는 단순히 자연어를 입력하면 해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원하는 고품질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프롬프트의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면서 자연어 사용이라는 표면 뒤에 숨겨진 어려움에 대해 설명했다.

이는 지금까지 기계에 맞는 언어를 이해하고 학습해야 하던 이전 세대의 AI와는 다른 측면에서 상대적 약자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 배경이기도 하다.

유 이사는 이러한 프롬프트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 개발 방향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동시에 뤼튼 스튜디오 · 뤼튼 스토어를 통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생성형 AI의 플러그인이 특정 계층과 집단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모든 사용자를 위한 도구로 확장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해외를 기점으로 확산되고 있는 생성 AI 에이전트 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개인이 해결 개발할 수 없는 것을 기업 단위에서 해소해 주고, 번거로운 절차 없이 AI를 활용하게 하려는 새로운 시장이 개척되고 있다. 뤼튼 역시 이것이 차후에 나가야 할 방향성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3일 서울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오찬모임'에서 발표 중인 정승환 라이언로켓 대표. (사진=이찬주 기자)

다음 세션은 정승환 라이언로켓 대표가 '생산성 극대화, 콘텐츠 영역의 생성 AI'라는 주제로 이어갔다.

2019년 3월 설립된 라이언로켓은 챗GPT 열풍이 불기 전부터 4년여간 생성 AI 관련 기술 개발에 집중해 온 스타트업이다. AI 기반 영상 제작 플랫폼 ‘온에어스튜디오’, 버추얼 페이스 앱 ‘베리미’, AI 아바타 앱 ‘미버스’를 성공적으로 출시하며 국내 생성 AI 시장을 넓히고 있다.

정 대표는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의 시대가 열렸다"면서, "달리나 미드저니와 달리 스테이블 디퓨전은 이미지 생성에 필요한 모든 소스를 오픈함으로써 지금까지와 다른 대집단지성의 힘을 이끌어내는 시초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미지 생성 AI 프로그램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을 개발한 스테빌리티AI는 자사의 초거대 AI 모델을 오픈소스로 제공했다. 이로써 생성 AI가 필요했던 기업들은 사용료만 지불하면 다양한 방식으로 초거대 AI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스테이블 디퓨전의 오픈소스 제공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생성에도 촉진제가 되었다. 특정한 인물을 대상으로 한 하이퍼 로컬 AI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이외에 생성 AI를 통한 광고 및 PPL, 웹소설·웹툰 표지 제작 등으로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정 대표는 "앞으로 주목받을 생성 AI 비즈니스 업종으로 '인테리어'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양한 인테리어 시안과 기획이 필요한 업종인 만큼 하나의 스케치로 다양한 시안을 효과적으로 뽑아줄 수 있는 생성 AI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한 그는 "올해가 텍스트 기반의 LLM이 주 대상이었다면, 내년부터는 그다음 세대에 해당하는 이미지·영상 산업에서 가파른 속도를 내리라 전망했다.

이미 이런 시각적 콘텐츠에서의 생성 AI 효과는 인스타그램의 가상인물 계정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정 대표는 "이미 이미지 기반의 SNS 인스타그램에서는 AI와 인플루언서가 경쟁을 시작한 상황이다"라면서 "유튜버나 틱톡커와 같은 영상 인플루언서들과의 경쟁으로 넘어갈 시기도 멀지 않았다"고 내다봤다.

3일 서울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오찬모임'에서 발표 중인 김윤경 팬덤퍼널 대표. (사진=이찬주 기자)

마지막 세션은 '마케터를 위한 챗GPT 활용법과 퍼스널 브랜딩 구축'이라는 주제로 김윤경 팬덤퍼널 대표가 진행했다.

존슨앤존스, 롯데쇼핑, BGF리테일 등 대기업 마케터였던 김윤경 대표는 인공지능 전문가이기도 하다. 컴퓨터 공학도 출신으로 1993년에 인공지능으로 석사를 취득하고 17년간 인공지능 개발자로 근무한 이력을 갖고 있다. '팬덤 퍼널'은 그의 공학적 전문성과 마케팅 전문성이 융합된 퍼스널 브랜딩 컨설팅 기업이다.

김 대표는 "생성 AI를 다루는 사람만 남는 시대에서 개인 마케터의 역할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기다"라고 하면서, 생성형 AI가 고객경험을 훨씬 개인화하고 다양한 고객층을 분석해 이를 기반으로 새 시장을 발굴하는 데 기여하리라 전망했다.

생성형 AI의 기저를 들여다보면 인공지능과 사용자의 일대일 커뮤니케이션이 있다.

김 대표는 "일대일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한 생성 AI가 각 산업에 도입되는 것은, 대중을 타깃으로 했던 그간의 모든 산업이 초개인화로 전환되는 데 생성형 AI가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이미 이커머스에서 개인화 맞춤 상품 추천 기능 및 진품 감별 기능 등에 접목된 것으로 사례를 볼 수 있다.

또한 "AI의 도입으로 기획부터 수행, 피드백까지 마케팅 일련의 과정을 담당하던 마케터의 업무가 기획과 데이터 분석에 축소되고 집중될 것"이라면서, 이에 관련한 역량을 강화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더불어 "기업의 미래 먹거리가 알파세대 있다고 봤을 때, 이러한 생성 AI 등 디지털 기술 환경에서 성장한 세대를 타깃으로 한 브랜딩을 꾸리고 사업을 구상하는 고민이 필요하다"라고도 덧붙였다.

생성 AI가 콘텐츠 플랫폼을 지배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독자적이고 창의적인 소스를 선호하는 경향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생성형 AI가 만든 콘텐츠가 만연할수록 개인 고유의 창작성이 반영된 전문적인 콘텐츠가 역으로 빛을 발하는 시대이기도 하다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어서 "생성 AI가 우리의 보편적인 능력과 결과를 대신할 수 있는 시대가 올수록 '나만의' 목소리와 색깔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발굴하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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