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마’라는 곳이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리뷰 솔루션’으로 이커머스 소호몰에서는 꽤 많이 알려져 있다. 이러한 크리마가 최근 ‘크리마 핏’ 서비스를 오픈하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의류쇼핑몰을 위한 솔루션이고 사이즈를 추천해줌으로써 사이즈 문제로 인한 반품률을 줄여준다고 한다. 이를 위해 머신러닝 기능까지 도입하였다고 한다.

반품률을 낮춰준다고 하니 솔깃하긴 한데 정말 그런 효과를 지닐 수 있을까? 이렇게 말로만 들어서는 크게 와 닿지 않아 크리마(대표 김윤호, 민준기)의 김윤호 대표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탐방 진행_ 신용성 / 아이보스 대표

사이즈 추천 솔루션- 크리마 핏 탐방기

신용성 : 크리마 리뷰에 대해서는 저도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크리마 핏’ 솔루션을 오픈하였다면서요? 크리마 핏 솔루션이 궁금해서 찾아뵙긴 했지만 크리마에서는 어떤 솔루션들을 제공하고 있나요?

김윤호 : 크리마 리뷰, 크리마 타겟, 크리마 핏 이렇게 세 가지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크리마 리뷰는 리뷰 작성률을 높여주는 솔루션이며, 크리마 타겟은 쇼핑몰 이탈 고객 중 구매 확률이 높은 고객의 행동 유형을 분석하여 구매 전환을 유도하는 CRM 마케팅 솔루션입니다. 그리고 크리마 핏은 쇼핑몰 고객의 사이즈 고민을 해결해주는 사이즈 추천 솔루션입니다.

신용성 : 회사 이름도 크리마이고 서비스명도 크리마 시리즈로 나가고 있는데, 크리마는 무슨 뜻인가요?

김윤호 : ‘the creative marketing solution’을 줄여서 짓게 된 이름입니다. 좀 창의적인 마케팅 솔루션을 만들고 싶어서요.

신용성 : 크리마 핏이 사이즈 추천 서비스라고 하셨는데요. 어떻게 이런 솔루션을 만들게 된 건가요?

김윤호 : 온라인 쇼핑몰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풀어줌과 동시에 온라인 쇼핑몰 고객에게는 보다 편리한 쇼핑 환경을 만드는 것을 저희 미션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쇼핑몰이 꽤 오랫동안 가지고 있는 고민이 교환, 반품의 문제인데요.

저희가 고객의 문의 내용을 분석해 보니 사이즈 문제가 크더라구요. 단순 변심과 같은 다른 사유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지만 사이즈 문제라면 저희가 지니고 있는 역량으로 해결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신용성 : 사이즈 추천을 잘 해주면 반품률이 줄어들 수 있겠다고 생각하신 거군요. 크리마 핏의 작동 방식이 궁금합니다. 어떤 식으로 고객에게 최적의 사이즈를 추천하나요?

김윤호 : 세 가지 방식으로 고객에게 사이즈에 대한 정보를 주는 방식으로 추천해줍니다. 사이즈 비교, 사이즈 피드백, 사이즈 추천의 방식으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신용성 : 사이즈 비교는 어떤 사이즈와 비교한다는 건가요? 예를 들어 같은 ‘M’ 사이즈의 옷이 있다면 그 옷들끼리 비교함으로써 구매하고자 하는 옷에 대한 실제 사이즈를 추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인가요?

김윤호 : 비슷하기는 합니다만 좀 다릅니다. 비교 대상이 ‘고객이 실제 구매한 옷’이에요. 고객이 실제 구매한 옷은 입어봤을 테니 사이즈 관련하여 어느 부분이 어떻다라는 것을 자세히 알고 있을 겁니다. 그 정보를 바탕으로 구매하고자 하는 옷의 실측 사이즈와 비교하여 판단해보라는 것이지요.




신용성 : 이미 구매한 옷의 사이즈와 비교하려면 해당 쇼핑몰에서 구매한 이력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네요?

김윤호 : 그렇기는 한데, 구매한 이력이 없어도 고객이 직접 데이터를 입력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 꼭 구매한 이력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요즘은 쇼핑몰에서 사이즈 데이터를 상세하게 제공하고 있으므로 다른 쇼핑몰에서 구매한 이력이 있으면 그 정보를 참조해서 입력하면 됩니다.

또한, 한 번만 입력해두면 크리마 핏이 적용된 모든 쇼핑몰에서 비교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라, 고객들이 매번 과거 구매 상품의 사이즈 정보를 찾아볼 필요가 없어질 걸로 기대합니다.

신용성 : 사이즈 피드백은 뭘 말하는 건가요? 누군가가 사이즈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고 이 내용을 참조한다는 뜻인가요?

김윤호 : 네 맞습니다. 쇼핑몰에서 옷을 구매하면 해당 옷의 핏감에 대해 피드백을 남기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신용성 : 크리마 리뷰에서 리뷰 작성을 유도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인가요? 그런데 잘 남겨주나요? 귀찮아할 것 같기도 한데요?

김윤호 : 네 크리마 리뷰와 같은 방식으로 피드백을 받고 있습니다. 피드백은 생각보다 잘 남겨줍니다. 크리마 솔루션을 이용하기 전에는 대략 구매자의 3%정도가 피드백을 남기지만, 크리마를 이용하면 12~15%가 피드백을 남기게 됩니다.

신용성 : 혹시 리뷰나 피드백을 유도하기 위해 리워드라도 제공하나요?

김윤호 : 쇼핑몰 자체적으로 포인트 적립 같은 것은 해주고 있지만 저희가 특별히 따로 해주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작성율이 증가하는 것은 간편함에 최적화된 작성 기능 덕분입니다. 이 기능을 off하면 작성률이 다시 하락하거든요. 그런 것으로 보아서 포인트와 같은 리워드보다는 리뷰, 피드백 작성에 대한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더 높은 기여를 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신용성 : 그런데 피드백을 남겨준다 하더라도 고객마다 체형이 다를 것인데, 그 피드백 내용이 참조가 될 수 있을까요?

김윤호 : 피드백을 남겨주는 고객의 체형 정보도 포함되어 있기에 조금 더 상세한 참조가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160cm, 40kg후반, 평소 S사이즈를 입는 고객이 현재 상품의 S사이즈를 구매했을 때 사이즈가 ‘잘 맞았는지', ‘조금 작았는지/조금 컸는지'에 대한 피드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이 상품이 정사이즈인지, 조금 크게/작게 나온 건지를 실제 구매자가 알려주는 것입니다.




신용성 : 구매하고자 하는 옷에 대해 이전에 구매하였던 옷과 사이즈를 비교하고 또 다른 구매자의 피드백 정보를 참조하면 확실히 사이즈에 대한 정확한 추정이 가능하겠네요. 이 두 가지 정보만으로도 충분해 보이는데 사이즈 추천 기능은 뭔가요?

김윤호 : 본인의 체형 정보를 입력하면 체형 정보를 기반으로 신상품에 대해 사이즈 적합도를 알려주는 기능입니다. 앞의 두 기능만으로도 상세한 추정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의류쇼핑몰은 신상품 비중이 매우 높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신상품의 경우 구매 데이터도 없고 리뷰도 없으므로 해당 사이즈가 구매하고자 하는 고객에게 적합한지 판단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머신러닝을 도입하여 적합도를 판정하고 있습니다.

신용성 : 머신러닝까지 도입하셨다고 하니 놀랍네요. 그런데 워낙 머신러닝이 핫키워드이다 보니 무늬만 그렇고 실효성 없는 곳들도 많은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실제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시는지?

김윤호 : 실효성이 있도록 하기가 어려운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저희도 상당한 시간을 테스트하고 있는데 최근에서야 오차율을 크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참조로 저희가 앞의 두 기능은 오픈했지만 아직 세 번째 적합도 매칭 기능은 오픈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테스트 끝에 이제서야 오차율을 줄이는 데 성공하였으므로 이제 오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신용성 : 그런데 오차율을 줄였다는 것은 어떻게 판단하시나요?

김윤호 : 조금 기술적인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쉽게 이야기하자면 실제 구매 데이터의 평균값과 머신러닝을 통해서 산출한 값을 비교하는 방식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드리면, 머신러닝을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양의 데이터가 있어야 하는데요, 실제 구매 고객의 착용감 피드백과 체형 정보, 상품의 실측 사이즈, 신축성, 디자인, 카테고리 등에 대한 수십, 수백만 개의 데이터를 정제하여 머신에 학습시킵니다. 그리고 특정 상품에 대해 S, M, L 사이즈별로 잘 맞을 체형(키, 몸무게) 평균값을 유추합니다. 이 값과 해당 사이즈를 실제로 구매한 후 ‘잘 맞다'는 피드백을 한 고객들의 체형 평균값을 비교하여 그 오차를 확인하는 것이죠.

두 값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감안하여 머신을 최적화시키는 과정을 반복하였고, 최근 현저히 좋아진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신용성 : 크리마 핏은 이미 오픈되어 있는 서비스지요? 그러면 도입 결과도 어느 정도 나왔을 것 같은데요. 실제 반품률이 낮아지던가요?

김윤호 : 네 낮아지고 있습니다. 한 쇼핑몰을 예로 들면 크리마 핏을 적용하기 전에 반품률이 13.88%였는데, 사이즈 비교 기능 도입 후에 13.08%로 낮아졌고 사이즈 피드백 기능 도입 후에는 11.42%로 낮아졌습니다. 그런데 반품 사유별로 구분된 데이터는 없어서 전체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요. 사이즈 문제로 한정한다면 훨씬 큰 개선 효과가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신용성 : 그건 혹시 그 쇼핑몰 하나에서 나타난 것은 아닌가요? 평균적으로 그런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나요?

김윤호 : 우리나라의 쇼핑몰 환경은 대체적으로 임대몰이어서 반품률 측정을 정확하게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호스팅 서비스의 주문 관리 기능과 외부 재고 관리 프로그램을 혼용하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예로 든 쇼핑몰은 독립몰로서 자체 개발 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저희와 협업하여 개선 효과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평균값을 산출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아 평균값이라 할 수는 없지만 정확한 반품률 추적이 가능한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쇼핑몰에서 크리마 핏 도입 후 유저에게 그 효과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는 이벤트를 진행하였습니다. 거기에 많은 댓글이 달려 있는데 그 내용을 참조하시면 효과를 짐작하는 데 참조가 될 것 같습니다.




신용성 : 이런 사이즈 추천 솔루션은 크리마 핏이 독보적인가요? 비슷한 서비스는 없나요?

김윤호 : 해외에서는 좋은 서비스가 개발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스타트업에서 사이즈 관련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저희와 같은 서비스는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필요한 양질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도 상당한 시간과 어려움이 따르고, 이를 활용해 개발하는 기간도 제법 길기 때문에 사업화하기가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저희는 크리마 리뷰를 통해 쇼핑몰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고 보고 있습니다.

신용성 : 혹시 크리마 핏을 이용하려면 리뷰를 같이 써야 하는 건가요? 아니면 따로 이용하는 것도 가능한가요?

김윤호 : 따로 이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다만 같이 이용하시는 경우에는 세팅비가 절감된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신용성 : 설명 들은 내용을 토대로 생각해 보면 크리마 핏을 이용하면 반품률을 줄여주고 반품 관련한 CS 문의 응대가 줄어드는 이점이 있겠군요.

하지만 솔루션 사용료가 있을 테니 어느 정도의 매출 규모가 나와줘야 서비스 이용에 대한 ROI가 나올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윤호 : 쇼핑몰의 운영 전략에 따라 다르겠지만 만약 순수하게 ROI를 따져서 도입한다면 월 3억 이상의 매출이 나오면 적절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서비스는 소호몰보다는 브랜드에서 도입하는 것이 더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체적으로 브랜드가 반품 관리와 사이즈 검수를 더 철저하게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신용성 :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세팅이 필요하겠네요?

김윤호 : 네 그렇습니다. 독립몰은 내부 개발자와 소통해서 설치해야 하고요. 카페24와 같은 임대몰을 이용하시는 경우라면 저희에게 부운영자 권한을 주면 알아서 세팅해 드립니다.

신용성 : 여기까지 성실한 답변 감사합니다. 혹시 마지막으로 덧붙이실 말씀이 있으신지요?

김윤호 : 저희가 크리마 리뷰 서비스를 시작한 지가 벌써 5년차로 접어들었습니다. 언뜻 보면 매우 간단한 프로그램이고 별로 할 것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아직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크리마 핏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개선에 개선을 거듭하여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온라인에서 구매 환경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기업의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회사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탐방 후기

크리마 리뷰는 이미 많은 업체에서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크리마의 조직도에 마케팅 혹은 홍보 담당자는 한 명도 없다. 외부 활동을 잘 하지 않고 서비스의 완성도만 묵묵히 높이고 있는 그런 성격의 회사다. 그래서 김윤호 대표도 개발자 출신이고 외향적이지 않은 사람으로 이미지를 그리고 있었으나 실제 만나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에너지 넘치는 경영학과 출신의 젊은 훈남이었다. 크리마 핏의 머신러닝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화이트보드에 그림까지 그려가며 설명하는 그의 모습은 매우 열정적이었고 한편으로 본받을 점이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