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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를 만드는 사람들 ‘브만사’ 나유업 대표에게 듣다

자신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스타일과 가성비를 따지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최근 스몰 브랜드 시장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나만의 브랜드나 쇼핑몰을 오픈하고자 하는 분들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오늘은 온라인 브랜드 전문 매니지먼트 회사 ‘브만사(브랜드를 만드는 사람들)’의 나유업 대표를 만나 성공하는 브랜드와 쇼핑몰을 만들기 위해서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들어보았습니다.

나유업 대표는 브랜드 컨설턴트이자 이커머스 분야의 전문가이자, 아이보스 전문가 상담가로도 활동하고 있는데요. 그동안 패션 브랜드 온라인 쇼핑몰 런칭 1년 만에 연 매출 150억 달성, 월 매출 2,800만원이었던 쇼핑몰 컨설팅 3개월 만에 월 매출 10억 달성 등, 12년 동안 200여 개의 온라인 브랜드를 런칭하고 컨설팅하며 많은 성과를 내왔습니다. 다음은 나유업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인터뷰 진행 및 정리_ 최창희

'브만사’ 나유업 대표 인터뷰

Q : 2008년 T남성의류 런칭으로 연 매출 150억 달성 등, 12년 넘게 많은 브랜드들을 성공시켜왔는데요, 어떻게 이 일을 시작했나요?

A : 처음엔 전역하고 패션 관련 사업을 너무 하고 싶어서, 친구들하고 오픈마켓을 시작했어요. 그 당시에는 오픈마켓이 금이었거든요. 그런데 1년 만에 망하고, 시작한 게 T남성 패션몰의 엠디(MD)였어요.
팔려면 우선 자기만의 컨셉이 있어야 하는데, 그걸 정하는 게 어렵더라고요. 다양한 시도를 하다가, 잡은 컨셉이 일본 스타일이었어요. 그 당시 일본 스타일이 붐이었어요. 일본 스타일의 가죽자켓이라는 아이템 하나를 잡아서 인기를 끌게 됐고 점차 확장시켜나갔죠.
제가 앰디였기 때문에 제품을 가져와서 팔지 않으면 끝난다는 생각으로 어떻게든 팔려고 했어요. 저는 마케팅 전공은 안 했지만, 당시 효과가 좋았던 오버추어, 지식인 등도 열심히 했죠.

Q : 엠디가 마케팅까지 했다는 게 특이하게 느껴지네요.

A : 동대문 베이스 쇼핑몰이었는데, 동대문 도매 시장에 저녁 8시에 가서 새벽 6시까지 돌면서 제품을 가져와요. 저뿐만 아니라 당시에는 다들 그렇게 했죠.
제품을 계속 들고 다니니까 어깨에 피멍이 들어요. 그렇게 제품 가져와서 제품을 올리는데 방문자가 없어서 판매가 안 되는 게 억울하더라고요. 어떻게든 알아봐야겠다 싶어서 찾아다녔는데 그 당시에 쇼핑몰 운영하는 분들의 커뮤니티가 많았어요. 거기서 활동하면서 많이 배웠죠.
1년 후에는 쇼핑몰 오픈을 돕는 광고 대행사에 가게 됐어요. 거기서 전문적으로 광고를 배우고 나서 다시 남성패션 이커머스 쪽 엠디로 갔는데, 체계적으로 배우고 난 후라 성과가 더 좋았죠.

Q : 스몰 브랜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어떤가요?

A : 그야말로 대세죠. 저는 미디어 환경 변화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SNS, 모바일이 발달하면서 패션 문화 전파 속도가 빨라졌고 그만큼 트렌드 변화 속도도 빨라졌지요. 고객들은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는 브랜드를 선호하게 됐고 규모가 작은 스몰 브랜드들이 이러한 니즈를 빠르게 캐치해내는 거 같아요.
구시대 미디어를 통제하면서 수익을 가져갔던 기업들은 힘이 약해지는 거고. 더 뛰어난 제품을 가진 젊은 창업가들이 미디어를 읽어내면서 들어오니 싸움이 안 되는 거죠. 이거는 걷잡을 수 없는 하나의 큰 패러다임이라고 생각해요.

Q : 2016년에 브랜드 매니지먼트 회사인 브만사를 설립했는데, 이것도 그 흐름의 하나로 준비하신 건가요?

A : 2014년경 남성복 시장이 심하게 몰락하고 있었어요. 시장 자체가 굉장히 줄고, 소비자들은 브랜드 제품을 사기 시작했죠. 그게 폭발적으로 일어났던 게 무신사였어요. 무신사는 ‘무지하게 신발을 사랑하는 모임’으로 출발한 온라인 패션 커머스 기업인데, 무신사를 베이스로 수많은 브랜드가 탄생했죠. 무신사가 2014년쯤에 연 매출 400억이었는데 그 다음해 1200억을 했으니까요. 2015년에 이 수요를 보면서 준비한 게 ‘브만사(브랜드를 만드는 사람들)’였어요.
시장에 질 좋은 제품들이 많아요. 20년 이상 청바지만 만든 분, 30년간 신발만 만드신 분 등 장인들도 많고요. 제가 좋아하는 동대문 매장 중에 20년 동안 옷을 만들어서 도매로 팔아온 분들이 계세요. 어떻게 이렇게까지 만드나 싶을 정도로 진짜 최고예요. 그런데 온라인에서 검색이 안 돼요. 좋은 기술을 가졌는데 유통 판로가 없는 거죠. 그런 분들에게 브랜드를 선물하는 프로젝트를 하자. 그렇게 해서 다양한 브랜드가 모이면 하나의 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 거다,라는 비전을 가지고 시작하게 된 거죠.

<사진=인터뷰 중인 나유업 대표>

Q : 브만사에서는 어떤 일들을 하나요? 어떤 분들이 의뢰하는지도 궁금하고요.

A : 신발, 의류 등 생산업자 공장, 도매사업을 하는 분들 중에서도 브랜드를 만들고자 하는 수요가 많아요. 그런데 막상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거든요. 그런 분들을 위해 브랜드 런칭, 이후 판매까지 될 수 있게 컨설팅을 해주는 거죠.
처음에 미팅을 해서 그분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들어요. 이야기를 들으면서, 키워드를 추출하고 그걸 이미지화하는 작업을 해요. 저희는 마케팅을 해왔던 사람들이니까 소비자들에게 어떤 강점으로 어필할지 발굴하는 거죠. 생산 단계부터 기획이 같이 들어가니까 판매 포지셔닝을 더 날카롭게 하는 장점이 있어요. 사무실을 구하고 창고 구하는 것부터, 상품 기획, 물류 시스템을 만드는 것까지 사업의 단계 단계마다의 많은 시행착오를 줄이게 해주도록 해주는 거죠.

Q : 판매 포지셔닝을 날카롭게 한다는 것은 뭔가요?

A : 예를 들면 마케팅 코드를 넣어요. 소비자들이 부를 수 있는 애칭을 넣는데, 요즘으로 치면 마약베개니 미친바지니, 이런 것들이요. 커머스 안에서도 그런 것들 진행을 많이 했어요. 어깨뽕나시 같은 거. 나시였는데 이만구천 원에 팔았어요. 사계절을 베스트 텐 안에 들어가 있게 만들고요. 그 당시에 겨울에 코트가 유행했는데, 왕털나시를 만들기도 했어요.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것을 만드는데, 기존에 없는 거니까 다른 곳이랑 싸움이 안 돼요. 다른 데서 나중에는 따라오지만 그때까지 얼마나 투자해서 압도적으로 만드느냐, 그 안에서 제품을 확장시켜가느냐가 중요한 거죠.

Q : 컨설팅한 사례를 이야기해준다면요.

A : 한 예로 가업으로 신발 사업을 해오던 분이었는데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하셨어요. 이야기를 해보니까 그 신발의 강점 중에 생산자는 읽지 못했지만, 아직 브랜드의 카테고리 중에 비어 있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땀이 저절로 증발하며 냄새 나지 않는 기능성, 키높이, 키높이 굽에 유니크한 디테일. 상품 기획 단계부터 특장점을 세네 가지 세팅하고. 유니크하고 메리트 있는 비주얼로 어떠한 입점사 썸네일 리스트로 있어도 주목을 받을 수 있도록 전략을 짰죠.
이렇게 해서 마케팅하지 않았는데도 입점하자마자 구매가 나왔어요. 무신사에서 1위도 했고 최소한의 마케팅으로 완판이 되는 구조를 만들었죠.

Q : 작은 자본으로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사람에게 희망적인 얘기 같네요. 처음엔 시행착오도 많이 겪을 텐데, 브랜드 런칭을 준비하는 분들이 놓치지 말았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A : 너무 리스크가 많아서, 본인이 일단 어느 정도는 알고 시작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생산하시는 분들은 보통 판매까지는 생각을 안 해요. 최종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생각을 안 하니까 런칭하고 막막해하는 경우가 많죠. 제품을 디자인할 때부터 판매까지 어떻게 할지, 마케팅에 대한 계획을 명확하게 가지고 시작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Q : 브랜드를 유지하는 것도 어렵잖아요.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을 염두해둬야 할까요?

A : 자라(Zara)가 디자인 소비하는 형태를 보면, 들어온 제품이 품절되면 재입고가 안 되잖아요. 한두 장 남으면 행거 앞쪽으로 빼놓으면서 이것밖에 남지 않았다는 식으로 마케팅을 하고요. 저는 지금은 브랜드의 충성보다는 소모하는 형태가 더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해요. 끊임없이 다양한 형태의 브랜드를 쏟아내는 것이 오히려 지속가능한 방향이라고 느껴요.
청바지 업계라면, 핏이나 디자인 같은 게 3개월 단위로 변하는데 국내는 1년 주기로 생산하니 따라가기가 어려워요. 자라는 2주라는 리사이클 기준이 있기 때문에 굉장히 빠르게 공급되죠.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 수 있게 끊임없이 도전할 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앞으로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해요.

Q : 마케팅적으로도 팁을 주신다면요?

A : 대부분 전선을 넓혀서 진행을 하려고 하잖아요. 마케팅 예산이 50만원이라면 키워드 10만원, 페이스북 광고 10만원, 뭐 10만원 이런 식으로요. 그런데 10만원씩 해서 성과를 보기는 어려워요.
저는 소상공인들이라면 전선을 일원화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SNS마케팅을 한다면 우리와 맞는 채널 하나만 선택해서 전문적으로 하는 거죠. 유튜브든 페이스북이든 인스타든. 채널과 맞춤형으로 사이트와 상세페이지 구성하면서 거기에 온 힘을 쏟고요. 다음 채널 넘어갈 때 다시 그 채널에 맞게 구성하고요. 저희는 런칭할 때 그렇게 해요.
이미 자리가 많이 잡힌 업체들은 미디어 믹스를 해도 효율이 나오는데요. 초기에는 날카롭게 가야 해요. 키워드도 날카롭게. 채널도 하나만 공략하시는 게 좋습니다.

Q : 브랜딩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떻게 그럴 수 있나 궁금한데요. 대표님은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A :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 그 안에서 많은 자료들을 얻어요. 아이보스 도움도 많이 받고 있고요. 저는 일단 많이 봅니다. 기존에 음악, 인터넷, 카메라가 결합된 게 아이폰이었잖아요. 기존에 있던 것들을 결합시키는 것들이 크리에이티브다 싶고, 그만큼 많이 보려고 해요. 결합을 하려고 해도 많이 봐야 알잖아요. 습관적으로 핀터레스트 보면 세네 시간 핀스타 저장하고, 인스타도 계속 저장하고요.

Q : 아이보스에서 전문가 상담도 하고 계신데, 어떤 분들이 상담 서비스를 받으면 좋을까요?

A : 컨설팅하러 가면 안타까운 경우가 많아요. 사이트 오픈도 전에 사무실 세 개 층을 사용하면서, 이미 10억씩 까먹는 분도 계시고. 잘 모르니까, 실수를 많이 하세요. 그래서 전문가의 말 한마디 디렉션이 귀한 거죠. 시행착오를 많이 줄일 수 있거든요.
저는 이제 막 창업하시는 분들이나 정말 실패를 많이 하신 분들이 상담 서비스를 받으시면 좋겠어요. 이제 막 창업하시는 분들은 잠깐은 잘될 수 있어도 지속하시면서 실패를 경험하실 확률이 높죠. 5년 주기로 큰 파도들이 온다고 생각하거든요. 실패를 많이 하시는 분들은 제가 하는 말의 의미를 빨리 이해하세요. 저도 정말 실패를 많이 해봤기에, 제가 해주는 이야기들이 더 다가오는 거죠.
제가 가진 장점은 저를 아는 사람은 저랑 친구가 된다는 거예요. 아이보스 통해서 처음 상담 받으신 분도 2년이 지났는데 지금도 연락하며 지내요. 무엇보다 그냥 친구가 되고 싶으신 분이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후기

“지인들 통해서 소개를 받아요. 아웃바운드 영업을 한 적은 없고 지인 소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웃음)”

브만사는 그 흔한 홈페이지도 없습니다. 어떻게 사람들이 알고 찾아오냐고 묻자 한 말입니다. 진솔하게 고객들과 소통하며 진짜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사람이구나 싶었습니다.

인터뷰 내내 부드러운 미소와 목소리로 이야기했지만, 대답 곳곳에서 12년차 커머스 전문가다운 날카로운 통찰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칼날 같은 통찰력과 부드러운 친화력으로 앞으로 만들어나갈 브랜드들의 성공 스토리를 기대해봅니다.

(* 나유업 대표는 ㈜브만사 대표이자 아이보스 전문가 상담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08년 토모나리 남성의류 런칭에 참여해 연 매출 150억을 달성한 이후, 2009년 최초 패션 컨설팅 전문 광고대행사 골든몽키를 설립해 7년간 200여 업체를 컨설팅했습니다.
크리테오 최초 공식 리셀러 최다 매출 파트너 선정, (주)골든몽키 연 매출 70억을 달성한 후 2016년에는 온라인 브랜드 전문 매니지먼트 회사 ㈜브만사를 설립했습니다. 수십 개의 브랜드들의 런칭과 컨설팅에 참여했고 지금은 병의원, 식품, 카페 등으로 컨설팅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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